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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널, 박경수입니다"

헐버트 박사 75주기 추모대회...이종찬 광복회장, 뉴라이트 비판

"8월의 마지막 금요일에는 양화진(楊花津)을 찾았어요. 푸른 눈의 독립운동가 '헐버트 박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지난 5일이 기일이었지만 폭염으로 일정을 늦춘 것인데요. 만만치않은 불볕더위가 오늘(30일)도 계속됐지만, '백주년기념교회 선교기념관'에는 추모객들이 빼곡이 자리를 메웠네요. 예상대로 뉴라이트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어요 ."

헐버트 박사 75주기 추모대회 포스터

반세기 동안 비어있던 묘비명 '헐버트 박사의 묘'...DJ 친필

"대한민국에 대한 고인의 관심과 사랑은 거의 전방위적이어서 새로운 사실을 알 때마다 흥미로움과 존경심이 커지는데요. 오늘은 묘비에 뒤늦게 새겨진 묘비명에 대한 사연을 알게됐네요. 바로 아래 사진의 묘비 가운데 '헐버트 박사의 묘'라는 일곱 글자. 묘비명이 무려 반세기 동안이나 비어있었다고 하는군요. 당초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함께 하며 제자로서 동지로서 지냈던 이승만 당시 대통령의 친필로 새겨넣으려 했으나 여의치못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알려지지않고 있어요. 한국전쟁 등 혼란기를 겪었다고는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 재임 10여년 동안 무덤의 이름이 씌어있지 않았던 셈이죠. 사후(死後) 50년이 지난 1999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친필로 '헐버트 박사의 묘'를 새겨넣게되면서 비로소 묘비는 완성이 됐다고 합니다. DJ의 친필이 역사에 남게된 것이죠. 거기에는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 정용호 사무총장이 한몫을 했다고 하는데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줄곧 청원을 했는데, 그 청원을 받아들인건 결국 김대중 대통령이었네요."

묘비 가운데 '헐버트 박사의 묘'가 사후 50년만에 김대중 대통령 친필로 새겨져

역사의 현장, 양화진 성역화에 애쓴 숙부님과 숙모님

"추모대회에는 숙부님과 숙모님을 모시고 갔어요. 숙부(박홍섭 전 마포구청장)께서는 구청장 재직당시인 2004년~2005년 당시 방치돼있던 합정동 외국인 선교사 묘역을 현재의 모습으로 단장하는데 심혈을 기울이셨어요. 그 옆에 '한국 기독교 선교 100주년 기념 교회'가 들어서는데도 일익을 담당하셨고요. 숙모(차경애 전 YWCA 연합회장)께서도 마찬가지시죠. 추모대회가 끝난 뒤 '외국인 선교사 묘원'을 둘러보며 구한말 조선의 독립을 위해 애썼던 외국인들의 발자취를 되짚어보셨어요."

박홍섭 전 마포구청장, 차경애 전 YWCA 연합회장, 박경수 마포미래발전연구원장(오른쪽부터)

 

이종찬 광복회장 "품격을 높여달라"고 현 정부에 당부...뉴라이트 비판

 

"오늘 공식 행사명은 '헐버트 박사 75주기 추모대회'예요. 추모대회라는 말이 무색하지않을 만큼 추모 영상은 물론 후손이 기증한 유품 공개와 청소년들의 아리랑 합창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어요. 이종찬 광복회장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 등 8순을 훌쩍 넘긴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참석해 눈길을 끌었고요. 특히 이종찬 광복회장님의 추모사는 압권이었어요. 구한말 조선을 지키려했던 헐버트 박사의 노력을 구수하고 예리하게 설명하셨지요. tvN '벌거벗은 세계사'를 보는거 같앴지요. 명성황후 시해 이후 불침번을 섰던 얘기부터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양동작전까지. 이른바 '뉴라이트'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않으셨어요.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뉴라이트에 대해 잘모른다고 답했잖아요. 이 회장은 현 정부에 대해 "품격을 높여달라"고 두번 세번 당부하셨어요.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격조있는 표현을 쓰신거죠. 끝으로 이종찬 회장의 추모사를 올려놓을께요.

헐버트 박사와 함께 뜨거웠던 8월이 저믑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며느리 조혜자 여사(백주년기념교회 선교기념관 앞줄 맨 왼쪽)

 

이종찬 광복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