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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포커스

[겨울 가뭄 심화....올 봄 최악의 가뭄 우려]

 해갈되지못한 가을 가뭄이 겨울로 이어지면서 물이 부족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정한 시간대에만 물을 공급하는 제한급수와 차량을 이용한 운반급수 지역이 늘고 있다. 강원도 태백시는 취수원인 광동댐이 물 공급량을 줄이면서 지난 13일부터 황지연못에서 비상 취수를 시작했고, 낙동강을 취수원으로 하는 경북 일부 지역도 비상급수를 하고 있다. 특히 전남과 경남 일부 산간, 도서지역에서는 식수난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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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낙동강 상류 안동댐 저수지의 모습)

지난해 우리나라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았지만 강수량은 적었다. 기상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연평균 기온은 12.6℃로 평년 기온 12.3℃보다 0.3℃높았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10대 주요 도시의 연평균 기온은 13.9℃로 평년 기온 13.0℃보다 0.9℃나 높았다. 인구가 몰려있는 주요 도시의 평균기온이 더 높고 상승폭이 더 컸던 것이다.

반면 전국 평균 강수량은 1,024.6㎜로 평년 강수량 1,307㎜의 78%에 그쳤다. 한강 권역의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87% 수준을 나타냈지만 낙동강과 금강은 71%, 영상강은 68%, 섬진강은 64% 수준이었다. 강수량이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태풍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풍은 6월 중순 제7호 태풍 ‘갈매기’가 한차례 지나갔을 뿐

전무했다. 그나마 ‘갈매기’도 서울, 경기, 충청 서해안에 집중호우를 뿌리는 수준이었다. 9월에도 중국에서 몰려온 대륙성 열대기단의 영향으로 연일 최고기온을 경신했고 늦여름이 길어지면서 비가 내리지않는 건조한 가을로 이어졌다. 그 결실은 농업에서 유례없는 대풍작으로 나타났지만 부족한 강수량은 한겨울 식수난의 원인이 되고말았다. 물을 가두고 있는 댐 저수량이 이를 반증한다. 식수를 공급하는 다목적댐과 용수전용댐, 농업용 저수지 등의 수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소양강댐과 충주댐 등 전국 15개 다목적댐의 평균 저수율은 40%에 불과하다. 1년전에 비하면 70%에 못미친다. 섬진강과 낙동강으로 연결되는 댐들은 1년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14개 용수전용댐의 저수율은 1년전의 80% 수준, 농업용 저수지는 60% 수준이다. 이처럼 가둬놓은 물이 줄어들면서 강의 오염도도 높아지고 있다. 낙동강의 다이옥산 농도가 대표적이다. 문제가 된 1,4-다이옥산은 섬유나 합성피혁 등을 만들 때 쓰는 물질로, 경북 구미나 김천지역 화학섬유업체에서 배출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비상급수가 이뤄질 정도로 가뭄이 심한 곳이다. 1,4-다이옥산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기준치를 만들 정도로 독성 물질인데, 다이옥산을 희석시키기 위해 낙동강 상류 안동댐에서 50만톤을 방류했다. 하지만 다이옥산 농도가 기준치를 계속 초과했고, 국토부와 수자원공사측은 환경당국의 추가방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22일부터 안동댐과 합천댐에서 추가 방류를 시작했다. 뒤늦게 추가 방류를 시작한 것은 그만큼 안동댐에 가둬놓은 물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겨울가뭄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봄까지 가뭄이 이어질 경우다. 농사철인 올 봄까지 충분한 강수량이 확보되지않을 경우 심각한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지하수 관정과 정수처리시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댐 추가 건설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한강 수계에는 소양강댐과 충주댐 등 2개댐의 저수량이 56억톤에 달하는 반면 낙동강 수계에는 댐이 많지만 20억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경수 기자(1/23(금) PAN P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