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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한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가능성 낮아]

마포의 아들 2008. 10. 14. 15:10

[한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할 수준인가]

- 집값 하락, 대출잔금 증가,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LTV, DTI 등 대출규제 강화로 한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 가능성 낮아 -

2008년 가을,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말그대로 추풍낙엽(秋風落葉)이다. 한국의 부동산을 상징하는 서울 모든 지역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참여정부 당시 집값이 폭등해 이름붙여진 버블세븐(bubble seven: 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용인, 평촌 등 7개 지역)이 집값 하락의 중심에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의 집계를 보면 버블세븐의 하락 정도를 쉽게 알 수 있다. 아파트값이 정점에 오른 2006년 12월 당시 평균 매매가는 3.3㎡당 2,263만원이었지만 현재는 2143만원으로 120만원이나 떨어졌다. 서초구 평균 아파트값이 2년만에 10억원 아래로 떨어지고, 분당의 110㎡ 아파트값도 처음으로 6억원 밑으로 하락한 것이다. 심리적 마지노선이 속속 무너지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또 올해초 뉴타운 열풍과 함께 서울 강북의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지역의 소형 아파트(66㎡)값도 여름을 지나며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형 아파트값의 하락률은 지난달 도봉구가 1.07%, 노원구가 0.36%였다. 여기에 이달들어서는 버블세븐에 포함되지않은 서울의 나머지 21개 자치구도 내림세에 가세했고, 종합부동산세를 내지않아 유리했던 6억원 이하 아파트값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미국 금융위기의 여파로 시중금리가 뛰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달들어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사상 처음 연 10%에 달했다. 고정금리형 주택 대출금리는 5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2% 이상 급등했고, 양도성 예금증서 금리에 연동하는 변동금리형 대출 금리도 상승폭이 가파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00조를 넘는 상황에서 서민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말 현재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07조 5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6%인 19조 1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올해 초 서울 강북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국지적으로 주택거래가 활발했던 탓이다.

집값은 떨어지고 대출잔금은 많고 금리까지 오르는 상황은 위험하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연상케된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2003년부터 대출금의 제한규정 이른바 LTV(주택담보대출 비율)와 DTI(총부채상환 비율)가 강화돼온 만큼 미국과 같은 위험도는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우리 금융권의 LTV는 6월말 현재 48.8% 수준으로 2006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94%와는 천양지차다. 참여정부가 비록 치솟는 집값을 잡는데 실패하며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킨 책임론으로 민심을 잃긴 했지만, 역설적으로 당시 강화해놓은 대출제도가 이명박 정부의 금융위기를 돕고 있는 셈이다.

이제 과제는 거품이 낀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키면서 동시에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현 정부의 깊이있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버블세븐지역의 아파트값이 많이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 2005년 8.31 대책 당시에 비하면 아직도 30% 정도 높은 상황이다. 더욱이 집값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이 금융위기 등 거시경제 불안에 있는 만큼 집값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중론이다. 집값 폭락을 막기 위해서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금융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경제수장에 대한 교체는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덧붙여 미분양주택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확대를 통한 부동산 경기 회생은 정부가 또다른 거품을 기대하고 있지않느냐는 우려를 낳게한다. [10/10(금) pan pan 뉴스 게재]